기획자로 오랜 기간 일을 해 오면서 다양한 회사와 시장을 경험했습니다. 다양한 회사에는 기획이라는 이름이 붙은 부서 또는 직무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런 부서와 직무가 하는 일을 보면 기획이라는 이름이 없는 부서나 직무와 크게 다르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단지 기획사라 문서에 쓰여 있을 뿐입니다.
일을 한다는 것과 기획
회사에서 일을 하는 작업에는 기획적 요소가 포함되게 됩니다. 특히 일을 잘한다고 평가받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적으로 기획적 사고가 존재합니다.
그렇다고 기획이 특별한 비법이나 비밀이 있는 무언가는 아닙니다.
일을 잘하는 사람의 특징은 일의 목표 달성에 맞게 업무를 잘 처리한다는 것입니다.
때때로 일을 하는 사람 중에는 외 그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는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이런 경우 일을 처리하는 것이 아닌 일을 더 만드는 상황도 발생합니다. 이런 사람을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일을 잘 처리하는 사람을 일을 잘한다고 할 것입니다.
위 예의 전자와 후자는 모두 일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보기에 일을 못한다, 잘한다가 분명 보입니다. 이렇게 같은 일을 하더라도 결과의 차이를 만드는 것이 바로 기획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획력의 목표 인식, 목표를 위한 과정 설계 그리고 이를 진행시키는 힘에서 나오게 됩니다. 이 기획력은 어떤 일을 하던 다 일을 잘하는데 필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특별한 무언가가 아닌 단지 일머리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기획이 없는 작업의 의미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종종 프로젝트 목표와 실제 프로젝트 기간 중 진행되는 작업이 서로 맞지 않은 것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프로젝트 상황을 살펴보면 각 구성원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런 경우 이 프로젝트는 기획이 없는 작업이 진행되게 됩니다.
여기서 기획이 없다는 말은 프로젝트 단위 기획을 의미합니다. 작업을 하는 각 사람들은 기획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프로젝트 목표 달성을 위한 기획과 다를 뿐입니다.
이는 마치 동영상 플랫폼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에 쇼핑 플랫폼을 코딩하고 있고, 대형 라이브 커머스 앱 개발에 개발비를 아끼기 위해 워드프레스 같은 저렴한 프레임워크로 작업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렇다고 유사한 형태의 앱이 개발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쇼핑몰의 동영상 리뷰 시스템으로 보기에는 동영상 플랫폼 같이 보이게 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적절한 워드프레스 테마와 플러그인 사용한다면 그럴듯한 라이브 커머스를 만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이 동영상 플랫폼, 라이브 커머스 사업의 기획자의 계획과 맞지 않는다면 이런 개발은 의미가 없게 됩니다. 유튜브, 틱톡과 같은 티몬, 쿠팡, 스마트스토어 같은 다른 동영상 제공, 라이브 커머스 진행 플랫폼과 경쟁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앱 경쟁에 쓸모없는 앱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로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를 작업을 기획이 없는 작업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일과 기획
그렇다고 이런 개발을 한 개발자도 일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만약 8개월의 기간 동안 작업했다면 이 기간 동안 일을 했기에 결과물이 나온 것입니다.
단지 목표한 결과를 내는 일과 다를 뿐입니다.
그런데 일을 했다는 것, 그리고 버그 없이 잘 작동되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개발자들이 일을 할 때 계획을 하고 이에 맞게 일이 잘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단지 프로젝트의 목표와 개발자들의 목표가 달랐을 뿐입니다.
그래서 보통 학문적으로 기획과 관련된 공부를 하면 항상 전체 목표에 맞추어 하위 작업의 목표가 세워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막장 드라마에서 만나서 반하게 되고 어렵게 서로 사귀어서 결혼을 앞둔 사람이 사실은 아버지 또는 어머니였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전개되는 것입니다.
마치 수 십억 원을 들여 개발한 앱이 사실은 개발비를 투자한 회사가 좋은 것이 아닌 경쟁 회사에 좋은 일이었다는 식의 막장 전개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일을 진행시켜 결과를 내었다는 것은 분명 하위 단위 기획은 있었던 것입니다. 단지 이것이 전체 단위 기획과 맞지 않고 오리려 방해하는 것인 뿐입니다.
이것이 기업에서, 특히 앱 기업에서 이루어진다면 이 결과 경쟁 앱을 도와주는 결과가 되는 것입니다. 이것을 기획 있는 작업이라 부를 수는 없습니다. 기획 없이 일만 열심히 했다고 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기획이 포함된 일은 방향성과 목적에 부합하게 진행되며, 결국 전체 목표에 통합되어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게 전체 목표와는 맞지 않게 파트 자체로만 잘 진행되는 일은 그냥 기획 없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때로는 작업자가 목표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목표를 이해했지만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경우, 다른 마음을 먹고 있는 경우 등에서 기획적이지 않은 일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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