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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다른 앱 기획들에 대한 이야기

by 애플 피시 2023. 11. 17.

구글 맵이 나오면서 큰 변화를 가져온 사용자들이 직접 이용하는 프런트 엔드와 여기의 정보를 받아 처리하여 피드백하는 데이터를 포함한 백 엔드 등의 기획을 하는 것을 일반적으로 앱 기획이라 합니다. 그러나 프로젝트에 따라 기획을 좁게 보아 UI와 화면 설계 등으로 국한하기도 하고, 더 넓게 보기도 합니다.

 

 

 

경험한 앱 기획 케이스

 

어떤 앱을 개발하기 위해 투입된 기획자에게서 '왜 기획자가 어떻게 앱이 개발되는지 생각해야 하느냐'라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이 기획자는 앱(웹) 기획자는 고객의 말을 듣고 화면을 그리는 일만 하면 되고, 앱(웹) 개발은 개발자들이 알아서 하는 것이라 말했습니다.

 

또 다른 프로젝트에서는 기획자가 PPT에 화면을 그리면 개발이 된 것이라 주장하는 것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개발 환경 세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피그마에 작업된 화면만으로 테스트를 진행하자는 말도 들었습니다.

 

제가 어떤 신규 앱 개발 프로젝트의 어드민(관리자) 기획으로 투입된 케이스에서는 관리의 대상에 대한 정의 없이 알아서 관리자를 기획하라는 요구를 받기도 했습니다. 먼저 수개월 앞서 투입된 기획 PL이 개발할 앱의 시스템을 설계하고, 고객의 요구 사항을 정리한 것이 아닌 자의대로 와이어프레임을 작업해서 고객과 갈등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고객이 진행 상황에 대한 요구를 하자 막 투입된 기획자인 저에게 '너는 고급이니 알아서 관리자를 기획해라' 요구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와는 전혀 다른 일도 있었습니다. 예정된 앱 프로젝트 투입이 수개월 가량 지연되고 있다가 갑자기 투입된 프로젝트였습니다. 일단 고객은 관련 여러 팀의 인력으로 대규모 TFT를 구성하여 원청 개발사와 하청의 PL들을 한 회의실에 있고, 개발 실무는 기존 외주 개발사에 제공하는 개발실에 있었습니다.

 

이때 고객 근무 시간에는 회의만 했습니다. 너무 많은 관련 팀이 있으니 한번 회의를 하면 한 팀씩 의견을 내도 1시간은 가까이 흘렀습니다. 그러니 매 오전, 오후는 회의만 하고 고객이 퇴근한 밤 시간 개발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수개월이 흐른 후 제가 투입된 것입니다.

 

투입이 결정된 이후 수개월 기다리다가 원청 개발사로부터 갑자기 인터뷰 하자는 연락이 왔습니다. 그래서 인터뷰를 했는데 주로 앱 기획이 아니라 서비스 기획 이야기를 물어보는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투입되었을 때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투입된 후 보니 인터뷰를 했던 원청 PM은 퇴사를 한 상태였고, 고객은 회의 후 불만을 쏟아 내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회의에 한번 참석한 후 정리가 되지 않아 기존 작업된 요구 사항과 앱 설계를 찾아서 정리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것들이 없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이미 PI까지 완료된 것인데 요구 사항과 앱 설계가 없이 개발을 하고 있는 상태인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많이 들은 고객들끼리 하는 말은 "우리가 왜 앱을 그렇게 개발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모두 외주 개발 기획으로 경험한 것입니다. 자체 앱 개발 시 기획에 대해서는 말도 하지 않은 것입니다.

 

 

 

너무나 다른 자체 앱 개발, 외주 개발 기획

 

처음 외주 앱 개발 기획을 하던 시기에 대한 강하게 남은 기억으로는 ' 왜 기획은 안 하고 디자인만 하지?'와 '기획자는 개발자를 위한 문서 작업 지원을 하는 직무인가?'입니다.

 

처음 외주 앱 개발에서 기획은 SI에서였습니다. 다 개발자고 기획자는 저 혼자였습니다. 디자인도 외주라 기획자 저 1명에 개발자만 수십 명이었습니다. 개발자는 지속 충원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기획자는 쭉 저 혼자였습니다.

 

이후 웹에이전시 관련 일을 할 때는 제가 온라인 광고, 모바일 광고에서 AE를 할 때 했던 작업 중 온라인 광고를 위한 사이트 제작, 모바일 광고를 위한 사이트 제작 기획의 일부분만 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온라인/프로모션이 다양화되면서 온라인/모바일 광고 캠페인에 웹 게임도 적용되고 사이트 하나가 개발되어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모바일에서 최초 위치(이때는 GPS가 아닌 LBS) 기반 대리점 연결 및 제품 콘텐츠 사이트를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또 이통사 요청에 따라 조달청 단가표와 유사하게 표준 앱/웹 개발 단가표를 만들어 주는 일도 했습니다.

 

과거에는 온라인 광고 대행사가 일종의 웹에이전시 역할도 했고, 지금은 웹에이전시가 일부 온라인 광고 대행을 하는 것에서 앱 기획의 연결점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웹에이전시에서 했던 앱 기획은 앱 화면 디자인 기획에 한정되었습니다. 온라인 AE가 앱(웹) 프로모션 전략을 수립 후 디자이너에게 어떤 앱(웹) 디자인 산출물이 필요한지 정리해 주는 문서에 한정되었습니다. 단지 조금 많은 정도일 뿐입니다. 이 또한 과거 이통사 단가표를 작성할 때 화면의 수와 개발 난이도에서 개발 단가를 결정하는 방식과 다른 게 없는 이류로 화면 페이지를 많이 문서화하는 것과 비슷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SI 기업과 웹에이전시에 저에게 연락이 와서 함께 일을 할 때  SI 기업과 웹에이전시 임원분들의 요구는 향후 자신들이 할 신규 온라인 사업의 기획과 경영에 대한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이를 위한 자금 확보를 위해 SI와 웹에이전시 프로젝트도 자체 사업을 위한 앱 개발이 진행되기 전에 외주 앱 기획도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분명 SI과 웹에이전시에도 직원이 되었던, 그동안 함께 작업한 프리랜서가 되었던 기획자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외주 개발 기업과 함께 했던 초기 시기 SI와 웹에이전시 경험이 거의 없었던 기획자인 저에게 연락을 해 온 것입니다. 이 때문에 기존 SI 기업과 웹에이전시 기업에 있었던 기획자의 불만이 있는 것도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자체 앱을 기업의 신규 사업으로 계획하고 있던 SI, 웹에이전시 대표님들의 생각은 확고했습니다.

 

외주 개발 앱 기획 초기에는 저 또한 이를 이상하게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프리랜서 프로젝트에서 기획을 여러 번 하면서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전혀 다른 기획이라는 사실을.

 

 

 

앱 서비스에 바라보는 시각

 

SI, 웹에이전시의 비즈니스 모델은 고객 기업이 요구하는 앱을 개발해 준 후 개발비를 받는 것입니다. 즉 앱 개발을 종료하면 매출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앱 개발을 맡겼던 고객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이렇지 않습니다. 고객 기업이 개발비를 지출하면 SI, 웹에이전시 관점에서는 매출이 발생한 것이고, 고객 기업은 비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고객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상 매출은 아직 존재하지 않습니다.

 

SI, 웹에이전시 기획자의 경우 투입까지 매출까지 완료되면 그 앱에서 철수하게 됩니다. 물론 운영까지 맡게 된다면 남아있게 되기는 할 것입니다. 그래도 이는 조금 다른 개념이므로 이는 일단 제외하겠습니다. 그리고 운영이 이점도 있기는 하지만  SI, 웹에이전시 입장에서 개발이 더 매출이 크기는 합니다.   

 

이에 따라 SI, 웹에이전시 기획은 여기에 한정됩니다. 그런데 앱 개발을 의뢰한 고객 입장에서 이는 단지 비용만 존재하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고객 기획자에게는 앱이 개발 완료된 시점 여전히 기획이 남아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SI, 웹에이전시 기획자는 앱 서비스하면 개발된 앱 자체로 생각하는 경향이 생깁니다.

 

그러나 고객 기업 기획자의 경우 앱 서비스는 개발된 앱으로 진행하는 경영 활동 또는 서비스 운영 활동에서 발생하는 사용자의 경험이 앱 서비스가 됩니다.

 

 즉 SI, 웹에이전시 기획자의 앱 서비스 기획 목표와 고객 기업 기획자의 앱 서비스 기획 목표는 다른 것입니다. 이 차리가 바로 SI와 웹에이전시에서 자신의 앱 서비스를 직접 개발/운영하려고 할 때 기존 자신들과 개발 프로젝트한 기획자가 아닌 저 같은 기획자를 따로 채용하려는 이유였던 것입니다. 

 

기획에도 차이는 존재합니다. 이는 맞다/틀리다 영역의 문제는 아닙니다. 단지 해당 목표를 달성하는데 적합하냐의 문제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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