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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합격에는 운과 기업과 업무 궁합이 학점, 스펙보다 더 중요

by 애플 피시 2021. 6. 25.

실절적 첫 직장은 지금은 KT와 합병한 이동통신 자회사인 KTF였습니다. KTF 또한 016과 018이 합병해서 만들어진 회사이므로 정확히는 018, 그러니까 엠닷컴이 됩니다. 토익 점수 없고 학점도 안 좋은 제가 어떻게 삼성 계열인 엠닷컴에 입사하였고 마케팅 프로모터로 어떤 일을 했었는지 간단히 적어 보겠습니다.

 

입사지원서와 입사 면접시험


지원서야 누구나 낼 수 있지만 면접까지 가는 것은 지원서가 통과해야 합니다. 사실 토익 점수도 없고 학점도 낮은 제가 지원서 통과하리라고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지원서를 낸 한솔엠닷컴은 삼성 계열 회사로 삼성이 이동통신 사업을 하기 위해 친인척 회사인 한솔을 통해 시작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소문 때문인지는 몰라도 한솔엠닷컴에 대한 삼성의 지원은 불가능해졌고 경영난으로 한솔엠닷컴은 한국통신에 팔리게 됩니다. 저는 한솔엠닷컴으로 입사지원서를 내고 합격 통보는 한국통신엠닷컴으로 받게 되었습니다.

입사지원서와 면접은 한솔엠닷컴에서 받았습니다. 회사를 다니다 보니 이것이 저에게는 운이 좋았던 것이었습니다. 입사지원서가 통과되어 면접장에 가서 기다리던 중 궁금하여 인사과 선배에게 영어점수가 필요하지 않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인사과 선배의 말은 '이동통신은 국내에서 마케팅, 영업하고 영어가 필요한 경우 너희 정도가 하는 영어로는 어림도 없고 전문 통역사를 쓴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 제가 대기업인 KTF에 있으면서 영어를 쓸 일은 없었습니다.
면접은 삼성 적성 검사를 진행한 후 하였습니다. 면접 전에 문제를 주고 몇 십분 생각할 시간을 준 후 4~5명이 함께 들어가 면접을 하였습니다. 다행히 저는 삼성 적성 검사나 면접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나 봅니다. 인사팀으로 배치된 동기에 의하면 본사 판촉기획팀이 1순위였는데 제가 그리로 간 것은 입사 성적이 5위 안에 들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으니까요. 물론 합격 후 몇 주 합숙 교육 때도 나름 좋은 성적이었다고 합니다.

 

합격은 운과 궁합일 뿐 실력은 아니다


저는 운이 좋았다 생각합니다. 만약 한솔엠닷컴이 아니라 한국통신엠닷컴이었다면 당연히 영어점수와 학점을 기준으로 지원서를 탈락/합격시켰을 거니까요. KTF로 들어온 제 후배들은 대부분 토익 800 이상 학점도 좋았기 때문입니다.
토익 없고 학점 낮은 제가 입사 상위권이다 보니 나중에 동기들이 저에게 그 시기 인기 끌던 신화 문정혁(에릭) 주연의 신입사원과 비슷하다고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입사시험과 회사생활은 운과 궁합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회사마다 원하는 인재상이 있고 문화가 있습니다. 016과 018은 같은 이동통신사이지만 원하는 인재상이 다르고 문화가 달랐습니다. 제 역시 018(한솔엠닷컴)이니까 합격한 것이지 016(한국통신프리텔)이었으면 불합격했을 것입니다.
또한 학점과 영어 등 스펙과 업무 능력은 별개입니다. 한국통신은 2002년 월드컵 후원사가 되었습니다. 2002년 전에 마케팅을 준비하던 시기 아직 016과 108이 합병은 되지 않은 시기 016 선배님들이 월드컵 마케팅 관련 한국통신과 협의 사항에 대해 막 한국통신에 인수된 저희(018) 보고 한국통신 담당자에게 전화하라고 하시기에 이유를 물어보았습니다. 선배의 대답은 한국통신도 공기업의 잘못된 점을 가지고 있지만 016은 공기업과 사기업의 잘못된 점을 모두 가지고 있어 한국통신에서도 싫어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사기업인 018이 전화하면 협조 잘해줄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농담 같은 말이었지만 KTF로 합병된 후 저는 매우 중요한 마케팅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하였고 마케팅 전문가로 대우를 받았습니다.

궁합이라고 한 것은 한솔엠닷컴과 저가 맞았다는 것이고 운이라고 한 것은 저는 한솔엠닷컴의 문화를 모르는 상태에서 지원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원했던 벤처기업은 모두 지원 족족 떨어지고 단 하나 기대 않고 넣은 대기업인 한솔엠닷컴만 합격했다는 것입니다.

그때도 한솔엠닷컴 경쟁률이 100:1이 넘었습니다. 지금은 더 심할 것입니다.

 

알 수 없다면 지원하는 수밖에


인터넷을 통해 알 수 있는 기업 문화는 다 과장된 거짓이라 보아도 됩니다. 광고나 홍보기사에 나오는 내용은 그 시대 흐름에 맞추어 광고 대행사나 홍보 대행사가 만들어낸 이미지입니다. 결국 입사 지원자 입장에서 이 회사가 나를 뽑아줄지, 어떤 인재상을 가지고 있는지, 문화는 어떤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알 수 없다면 지원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최악의 경우 불합격일 것입니다. 지원 안 해도 불합격은 똑같습니다. 단지 지원하면 매우 낮지만 합격의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지원하지 않으면 100% 불합격이라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단순히 지원해야지가 아니라 지원 방향에 대한 준비는 필요합니다. 저는 이동통신사에서 마케팅 하기를 희망하였습니다. 제가 지원할 때 이동통신사가 5개사였으므로 이 중 하나면 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저는 광고회사 인턴 생활을 한 것입니다. 제가 지원과 합격 과정에서 인턴 경험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스펙이 아니라 실제 내가 그 분야에 관심 있고 노력했다는 증거가 있으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광고회사 인턴 생활이 바로 마케팅에 대한 제 관심과 마케터가 되기 위한 노력의 결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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