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서비스의 실패의 이유는 다양합니다. 서비스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서 일 수도 있고, 기획이 잘못되어서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개발이 잘못되어서일 수도 있고 마케팅이 잘못되어서 일수도 있습니다. 이중 이 글에서는 서비스 기획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서비스 기획자 케이스
온라인 서비스 개발 현장에서 일을 하다 보면 의외에 사실을 발견하고 놀라는 일이 자주 생깁니다. 기획을 하지 않고 개발을 진행한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기획자는 있습니다. 그런데 투입된 기획자의 문서 작성 방식이나 대화 전개 방식이 전혀 기획자스럽지 않기도 합니다. 기획자라기보다는 문서 화면 디자인 또는 벤치마킹 조사자에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경우가 예상외로 굉장히 많습니다.
엔지니어, 과학자, 개발자가 그러하듯 기획자도 오랜 기간 일을 하다 보면 생각의 흐름이나 말의 방식에서 그 특성이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경험한 프로젝트의 상당수가 투입된 기획자의 사고방식이나 대화 흐름에서 기획자 특성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이들이 하는 작업은 기획 문석 작업이기 기획 작업이 아닌 것입니다. 이런 기획서를 가지고 개발을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개발자는 무엇을 개발해야 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유사 서비스 기능 또는 기획자가 요구하는 기능의 구현만을 진행하게 됩니다. 이 또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요구가, 세부 기능이 달라지기도 하기에 개발은 더욱 어렵게 됩니다.
어떤 기업을 가정합니다. 이 기업이 서비스 기획팀을 신설하려 합니다. 그래서 내부 직원 중 서비스 기획에 맞는 인력을 찾기 위해 순환 보직으로 서비스 기획팀에 여러 직원을 순환하여 발령 내었습니다. 그럼 이렇게 서비스 기획팀을 거쳐간 직원들은 서비스 기획자일까요?
또 다른 기업을 가정합니다. 이 기업은 외부에 보일 무언가 멋진 팀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서비스 기획 전략실을 만들었습니다. 그렇다고 기존과 업무가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단지 부서 이름만 변경한 것입니다. 그럼 이 부서의 직원은 서비스 기획자라 할 수 있을까요?
맡은 역할과 역량의 차이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어떤 역할을 맡으면 자신이 그 분야 전문가가 된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그렇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만들어지는 것과 자리에 있는 것은 다른 것입니다. 어떤 역할을 맡은 것과 그 역할 수행을 잘하는 역량은 다른 것입니다.
경험한 프로젝트에서 어떤 기업들은 기획자를 자신의 회사에서 지원하는 사람에게 주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디자이너가 기획하고 싶다고 하니 기획 PL 자리를 준 것입니다. 당연히 해당 프로젝트는 망가졌습니다. 고객의 불만은 하늘을 찌르고 개발은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투입된 기회자들은 줄줄이 퇴사했습니다.
이런 프로젝트 기획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결국 기획이 없는 상태에서 화면만을 가지고 개발을 해야 합니다. 당연히 수정이 많습니다. 기획 의도가 존재하지 않고 불안전한 개인의 그때그때 취향이 문서에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기획 PL 또는 고객의 취향에 따라 스토리보드가 만들어지고 수정됩니다. 스토리보드 작업의 기준이 되는 기획 사항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요즘 트렌드나 다른 서비스의 플랫폼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면 스토리보드는 수정됩니다. 개발도 엎어야 하기도 합니다.
이 프로젝트 기획 PL은 기획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단지 기획 PL 역할을 맡고 있을 뿐입니다.
왜 서비스가 실패할까
어린아이들과 있다 보면 분명 좋아하던 것인데 갑지가 싫다 하고, 싫어하던 것을 하고 싶다고 떼쓰기도 합니다. 종종 이유 없이 떼쓰고 울고 불고 해서 당황스러운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온라인 서비스 개발 프로젝트에 기획자로 투입되어 작업하다 보면 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프로젝트들은 기획자를 뽑을 때 이전에 비슷한 서비스를 기획해본 적이 있는지 묻습니다.
기획은 본질적으로 불확실한 미래의 계획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기획자의 사고에는 변수의 조합과 변화에 따른 영향도 고려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프로젝트는 변수가 아닌 상수를 기반으로 개발합니다. 문제는 기획의 영향을 주는 고객과 기획 PL 등 의사결정 영향자의 사고가 상수가 아닌 변수라는 점입니다.
이렇게 프로젝트 기본 가정부터 잘못되어 있는 프로젝트가 성공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물론 가능성이 없지는 않습니다. 대자동으로 구매한 로또도 맞는 세상에서 가능성이 없다는 말은 할 수 없습니다. 아주 많이 어렵기는 할 것입니다. 그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인력의 어려움은 이보다 더 클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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