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는 운영 중인 다른 블로그에 비해 좀 더 개인적인 경험을 적는 공간으로 사용 중입니다. 그래서 저의 창업 프로젝트였던 개인화 추천을 바탕으로 한 공연 서포터스 플랫폼 프로젝트였던 서포트마이쇼에 대해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서포트마이쇼의 시작
아직 서포트마이쇼는 유지되고 있지만 지금은 주로 프리랜서 기획 외주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계획으로는 온라인 서비스 기획과 경험 설계 전문 부티크로 피벗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서포트마이쇼가 처음 설립되었을 때 목적과 목표에 대하여 말하고자 합니다.
서포트마이쇼를 설립하기 이전 몇 년은 그동안 마케팅, 모바일/온라인 사업 기획 등의 경험으로 온라인 신규 사업 관련 작업을 많이 하였습니다. 설립 이전 가장 최근 사업 기획을 진행하였던 것이 크라우드 펀딩 사업이었습니다. 크라우드 펀딩 중 영화에 집중된 크라우드 펀딩 사업을 기획하면서 연관 산업 분야로 국내 공연 분야도 시장 조사에 포함되었습니다. 이때 모은 시장 자료가 서포트마이쇼의 시작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국내 공연 시장은 라이선스 뮤지컬의 영향으로 세계적으로 성장성과 규모가 큰 시장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지금은 K POP 아이돌의 영향도 상당하지만 2012년 2013년은 대형 뮤지컬의 바람이 국내에 불고 있었습니다. 이때 대학로를 중심으로 한 중소 공연도 함께 주목을 받기는 했지만 영세성으로 인해 몇몇 상업 공연을 제외하고는 과거와 상황이 달라지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추가 시장 조사를 통해 표출되는 소비자 니즈와 공연 시장의 필요 사항에 대한 파악을 진행하였습니다. 국내에서 공연을 가장 많이 즐기는 20대, 30대 여성에 대한 간이 FGI를 진행하였고 연극/뮤지컬 협회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오히려 극단, 공연사에 대한 조사는 유보하였습니다. 너무 문제에 직접 연관이 되어 있는 경우 문제의 본질보다는 당장 현실적인 필요를 말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잘못된 샘플링으로 문제 본질에 대한 잘못된 방향성을 형성할 수 있기에 조심스럽게 접근하였습니다.
서포트마이쇼는 중소 공연이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공연 홍보/마케팅을 통해 공연 기간 동안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과 공연 관객이 일방적인 광고에 의한 선택보다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받고 자신의 공연 관람 단계에 적합한 공연을 추천받아 다양하면서 즐겁게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너무 공연 홍보/마케팅에만 치우치면 당시 문제였던 일부 비슷한 상업 공연 티켓만 팔리는 상황이 되어 관객은 비슷한 개그 공연만 볼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렇다고 극장 임대 기간이 존재하는 대부분의 영세 중소 공연의 사정 상 홍보/마케팅에 대한 부분을 작게 볼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찾은 대안이 공연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과 관계형 서비스이었습니다.
국내 공연 시장 문제점 해결
국내 공연(연극, 뮤지컬) 시장은 크게 대형 뮤지컬과 중소형 공연으로 구분 지어 볼 수 있습니다. 대형 뮤지컬은 해외 라이선스를 구입해 진행하는 공연으로 세종문화회관 또는 예술의 전당 등에서 공연합니다. 중소 공연 주로 대학로를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서포트마이쇼 초기 연극/뮤지컬에 집중하였기에 홍대를 중심으로 한 인디 공연보다는 대학로를 중심으로 한 중소형 연극/뮤지컬 공연 시장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 공연이라 함은 주로 연극/뮤지컬을 의미합니다.
공연의 다양성이나 독창성을 위해서는 대학로의 성장이 필요했지만 국가나 서울시가 지원을 하면 할수록 중소 공연의 사정은 더 어려워졌습니다. 오히려 지원이 극장 임대 등 비용을 상승시켜 공연 진행을 어렵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서포트마이쇼는 공연과 관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공연의 최적의 관객을 찾아 연결시키고 이를 지속시킴으로써 공연 수익성을 지원하였습니다. 관객 입장에서는 개인화를 통해 자신이 즐길만한 다양한 공연을 추천해 주고 관람 외에도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경험 상품을 제공받을 수 있었습니다. 공연 후 배우들과 회식을 함께 한다던지, 사인회를 한다던지, 연기를 배워본다든지 등의 극단과 공연사가 제공할 수 있는 관람 이외 다양한 공연 관련 상품을 제공받을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극단, 공연사와 관객의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제공합니다. 관람 공연, 상품 구매 패턴, 커뮤니케이션 연결성 등 이를 기반으로 한 개인화 알고리즘은 개인 정보를 최소화하고 그때그때 사용 유저의 선택 행동만으로 취향의 변화와 현재 욕구를 파악할 수 있게 설계하였습니다.
이러한 서포트마이쇼의 특성은 연극/뮤지컬 협회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특히 그 당시 인기가 높아지고 있던 뮤지컬의 경우 몇몇 인기 뮤지컬은 자신만의 관객 DB와 자금력을 기반으로 다른 뮤지컬과의 경쟁에서 앞서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자금력이 약한 창작 뮤지컬은 투자금 회수는커녕 공연도 하기 어려웠습니다.
협회 입장에서는 관객 DB를 통합하여 국내 뮤지컬 시장 성장에 활용하고 싶었지만 인기 뮤지컬 입장에서는 DB를 제공하는 것이 경쟁자를 키워주는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여기에 국내 최대 티켓 판매처인 인터파크 티켓은 주로 대형 뮤지컬 중심으로 운영되었습니다. 이 당시 성장하고 있던 새로운 온라인 판매처인 소셜커머스 역시 상업 공연 중심으로 운영됨에 따라 공연 데이터 활용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결국 국내 중소 공연 문제점에 대해서는 서포트마이쇼가 제공하는 해결 방안이 가장 매력적인 것 중 하나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연극/뮤지컬 협회뿐 아니라 서울시에서 조차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실패 분석
공연사, 협회, 공연을 자주 즐기는 관객뿐 아니라 대학로가 있는 서울시조차 관심을 가지던 서포트마이쇼는 실패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자금력이었습니다. 그럼 이렇게 공연 관련 기관들에서 관심을 가지는 서비스가 자금 때문에 실패한 것일까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 정리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개인 자금이 개발로 다 사용되고 추가 투자금을 받기 위해 다니던 상황에서 피드백받은 사항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 중소 공연 시장이 작다
- 중소 공연을 보는 것은 기부다
- 서포트마이쇼는 물리적 증거가 부족하다
- 앱이 없다 (모바일 대응이 아니라 말 그대로 앱이 없다)
대부분의 투자 또는 지원을 평가하는 분들은 공연 시장에 대해 알지 못하고 공연에 대해 부정적 사고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었습니다. 이 또한 공정한 평가를 위해 만들어 놓은 시스템의 결과였습니다.
공연 시장을 잘 아는 투자자를 만나 긍정적 대답을 들어도 공연 시장이 작아 투자 승인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서포트마이쇼가 연극/뮤지컬을 시작으로 음악 공연 시장으로 확장을 준비하고 있었어도 이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직 K POP 영향력이 일본과 중국 그리고 3대 기획사에 한정되던 시기기에 이 또한 작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특히 투자 심사자들의 라이선스 뮤지컬을 제외한 중소 연극, 창작 뮤지컬에 대한 부정적 생각이 컸습니다. 공연을 돈을 내고 본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것이라 말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여기에 더 힘들었던 것은 스타트업 씬에 대한 부족한 네트워크와 인지도 높은 유명 개발자가 없다는 것도 투자의 어려움이었습니다. 스타트업의 초기 투자는 서비스의 성격이 있습니다. 즉 스타트업이 투자자에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 투자금이 나오는 것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물리적 증거(학위 및 엑싯, 유명 개발자 등)는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 중 하나였습니다.
투자 심사 위원 둘이 서포트마이쇼 사무실에 와서 심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이 두 분이 통계 전공자이다 보니 다른 것보다 서포트마이쇼의 개인화 추천 방식에 대해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에 대해서만 1시간 넘게 질문하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충고해주셨습니다. 서포트마이쇼의 개인화 추천 방식은 독창적이고 개발에 성공만 한다면 엄청날 것 같다고 하시면서, 그러나 투자는 어려울 것이라 말해 주셨습니다. 유명 해외 대학의 해당 학위자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하시고 차라리 해외 유명 기업 설루션을 사용하는 게 투자 가능성이 더 높다고 충고해주셨습니다.
여기에 자금이 부족한 서포트마이쇼는 모바일 대응을 반응형 웹으로 하였습니다. 앱까지 개발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서포트마이쇼의 반응형은 제휴 공연사들이 디자인적으로나 사용성 측면에서 극찬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지원 심사 위원에게는 스마트폰으로 구매/결제 및 관리뿐 아니라 공연사가 티켓팅까지 할 수 있고, 공연 관람 외에 다양한 상품에 대한 관리를 PC는 물론 스마트폰에서도 할 수 있도록 관리자까지 지원하고 있음에도 앱이 아니라는 이유로 탈락 대상이었습니다.
결국 개발을 하다 자금을 모두 소진하여 실패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SI 외주 기획 작업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음에는 시간이 된다면 서포트마이쇼의 추천 방식과 SI 외주 기획을 하면서 느낀 사항에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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