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구매에 있어 어린 시절의 기억은 얼마큼 영향을 줄까? 어릴 때 사용한 기억이 있는 브랜드와 그러지 못한 브랜드가 비슷한 제품을 출시한다면 어느 제품을 구매하게 될까? 복고, 래트로 열풍의 이유는 무엇일까? 이러한 질문에 대해 마케팅적 해석을 달아봅니다.
어릴 적 기억과 관련한 마케팅 실험
단순히 생각한다면 어린이들은 돈이 없으므로 기업의 마케팅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을 보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 많이 진행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얼마 전 거리를 걷다 버거킹 매장에 붙여진 포스터를 봤는데 핑크퐁의 아기 상어가 그려진 메뉴를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잠시 생각을 더듬어 보니 패스트푸드에서는 해피밀 같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많이 한 것이 떠올려졌습니다.
한 실험에서 63명의 미취학 아이들에게 햄버거, 치킨너겟, 감자튀김, 우유, 당근 등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첫 번째 세트는 아무 로고도 없는 포장에 담았고, 두 번째 세트는 맥도널드 포장지에 담았습니다. 두 세트에 대해 아이들은 맥도널드 포장지에 든 음식과 음료수가 더 맛있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영국의 소비자 정보센터 CEO인 브라이언 어빙에 따르면 아이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단어 중 하나가 맥도널드(또는 로널드)라고 합니다. 18개월 아이들도 맥도널드 매장의 빨강과 노랑, 지붕의 모양 그리고 골든 아치 로고를 인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맥도널드 브랜드에 대한 기억이 음식의 맛이 더 좋다고 느끼게 할 수 있습니다.
2009년 '심리학과 마케팅'이라는 학술지에 게재된 실험에 따르면 레고 장난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한 미취학 아동은 '재미있고, 꼭 가져야만 하는 거', '우리 집에 레고가 있으면 모든 아이들이 우리집에 와서 놀려고 한다'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이런 기억이 있는 어린이는 커서 레고의 한정판 마케팅의 주요 고객이 될 가능성이 커질 것입니다.
질레트 연구부서인 전쟁팀(War team)은 소년 시절 질레트 면도기를 두 번 사용할 경우 성인이 되어서 질레트를 사용할 확률이 무려 92%에 이른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어린 시절을 향한 기업의 마케팅
뉴욕 타임즈는 다양한 식품 브랜드 기사를 다루면서 '어린 소비자와 강한 연결을 구축하기 위해 시리얼 및 패스트푸드 브랜드들은 멀티미디어 게임, 온라인 퀴즈, 스마트폰 앱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은 어린이를 제품 소비자로 만들 수 있습니다. 어린 소비자는 어른 소비자에 비해 장시간 기업의 매출에 기여하게 됩니다. 또한 게임을 활용할 경우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제품 홍보 요원 역할을 하게 됩니다.
포르셰의 마케팅은 더 노골적입니다. 광고에서 한 소년이 교실에서 창밖의 포르셰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습니다. 화면이 변하면서 영업점에 들어선 소년은 911 모델을 보여 달라고 합니다. 소년은 잠시 포르세에 올라 탔다가 영업사원에게 명함을 받으면서 20년 뒤에 다시 온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런 카피가 깔립니다. '포르세를 원하는 순간이 있다. 그리고 포르세를 갖는 순간이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 고민하며 괴로워하는 수십 년의 세월이 있다.'
어린 조카가 있는 집에 가면 다양한 장난감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장난감 중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자동차입니다. 자동차는 단순히 어른들의 희망뿐 아니라 아이의 마음속에서도 희망이 되어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렇게 미니카를 가지고 놀던 아이들은 커서 더 포르셰를 원하게 될 것입니다. 미니카를 가지고 놀지 않던 소년 시절을 보낸 어른이라도 이런 광고를 보고 주위 친구들이 포르세를 가지기 원하는 모습을 본다면 자신도 포르세를 가지고 싶어질 것입니다.
바로 가상의 어린 시절과 욕구를 만들어 내는 것 또한 마케팅의 힘입니다. 특히 가상이라도 어린 시절과 연결된다면 실제 추억과 같은 강한 애착이 생길 수 있습니다.
태아의 기억은 제품 선택에 영향을 줄까?
엄마가 임신 중에 패스트푸드 음식을 많이 먹은 태아는 태어나 커서 패스트푸드를 좋아할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태아보다 크다고 합니다. 태아는 12주만 지나면 미각, 후각 시스템이 온전한 기능을 할 수 있기에 맛과 향을 느낄수 있기 때문입니다. 엄마가 먹은 음식은 양수를 통해 태아에 전달된다고 합니다.
2001년 실험에서 임신 중 산모가 당근주스를 다량 섭취한 경우 아이들은 당근 향이 나는 시리얼을 더 선호하는 현상을 보였다고 합니다.
엄마가 먹은 패스트푸드가 맥도널드인지 버거킹인지는 모르지만 태아 때 맛을 기억하고 자신도 모르게 패스트푸드의 과 향을 좋아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누구도 태아 때 경험을 태어나 기억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소중한 엄마에게서 전달된 반복적 음식 정보는 그게 무엇인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지만 어린이나 성인의 선택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마케팅은 이런 현상을 활용해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제품을 보여줄 때 인기 있었던 음악을 들려준다든지, 유명한 캐릭터와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든지 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의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인플루언서의 자연스러운 콘텐츠에 제품을 위치하게 하기도 합니다. 이럴 경우 한 번에 명확히 제품을 인지한다든지 하지는 못하지만 이런 노출이 반복되면 어느 순간 음악이나 캐릭터, 인플루언서에 대한 감정이 제품에 이식되기도 합니다.
명확한 제품에 대한 기억은 아니지만 연결된 기억만으로 단서를 따라 제품에 대한 감성으로 전이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제품을 떠올리게 하는 것들
마케팅에서 다양한 정보와 연결되는 제품 기억을 사용할 때 다양한 단서를 사용합니다. 앞서 언급한 음악이나 캐릭터뿐 아니라 색이나 향이 될 수도 있습니다. 특별한 상황이 될 수도 있고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연결된 스토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제품 기억 단서를 활용할 시 주의할 것이 있습니다. 기억 단서가 너무 강하면 안됩니다. 그러면 제품은 기억의 배경이 되고 단서가 주 대상이 되어 단서만 기억하고 제품을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과거 광고의 예를 들면 '따봉' 광고나 '짜장면 시키신 분' 광고가 있습니다. 따봉이나 짜장면 시키신 분이라는 상황이 너무 강해 광고를 재밌게 본 소비자들이 제품을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 생긴 것입니다.
경쟁이 심한 시장의 기업의 경우 광고를 통해 경쟁사의 제품의 소비자 기억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메시지 구조에서 잘못된 기억 요소의 배치는 제품을 떠올리는 단서가 되어야 하는 요소가 우리 제품의 기억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어 자살골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2002년 월드컵 마케팅에서도 KT가 후원사임에도 SKT가 붉은 악마를 후원하면서 소비자들은 월드컵 후원사가 SKT로 알고 있는 경우가 발생했습니다.
기억을 활용한 마케팅에서도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1) 정보와 제품의 연결이 약하다
2) 지속하던 마케팅 캐릭터나 음악이 계약으로 인해 변경했다
등의 문제가 있다면 지금까지 진행한 마케팅 과실을 따지 못할 수도 있는것입니다.
(참고 서적 : '누가 내 지갑을 조종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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