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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서비스 기업의 자체 기획자와 SI, 웹에이전시 기획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by 애플 피시 2021. 5. 9.

IT 기업에서 자체 서비스의 사업기획과 서비스 기획을 진행하였고, 기획 프리랜서로 다수의 SI기업 프로젝트, 웹에이전시 프로젝트에 참여도 하였습니다. 기획자로 일을 했지만 각각 요구받는 업무에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이때 개인적으로 느낀 기획자 차이에 대해 정리해보려 합니다.

 

앱/웹 개발에 참여하는 다양한 기획자

같은 기획자라고 불리기는 하지만 쿠팡, 배민, 토스 등 자체 서비스를 진행하는 기획자와 다른 기업의 IT 서비스를 일정기간 동안 개발해 전달하는 일을 하는 SI 기업이나 웹에이전시의 경우 업무 목표가 다릅니다. 사업 유형에 따른 업무 목표 차이로 인해 기획자의 여러 일들 중 각각 기업에서 기획자에게 요구되는 것들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면 롯데에서 롯데온 웹/앱 서비스를 개발 진행한다고 할 때 롯데 내부에 기획자가 있을 수 있고, 롯데온의 개발 외주를 받는 SI 회사를 통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획자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주로 롯데온의 화면 쪽을 기획하기 위해 웹에이전시를 통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획자도 있을 것입니다.  

이때 롯데의 기획자와 롯데온을 외부 개발하는 SI회사의 기획자, 웹에이전시 기획자가 어떻게 다른지를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이 이야기들은 저의 프로젝트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을 감안하고 글을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기업에 따른 목표 차이

아마 이 차이를 크게 생각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클라이언트로 외부 개발을 맡기면서, SI 회사에 고용된 프리랜서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웹에이전시의 프리랜서 기획자로 참여하면서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각 기업의 관리자들이 기획의 R&R(역할과 책임)을 서로 다르게 이해하고 있는 것을 보아 왔습니다. 서로 같이 기획자라고 부르지만 말이죠.

 

이런 인지하는 기획자 R&R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웹/앱 서비스 개발에서 각 기업의 업무 목표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음에서는 이 차이에 각 기업 입장에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IT 서비스 기업 목표

예를 든 롯데온이나, 쿠팡, 배민, 토스 등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의 기획자 입장에서 더 많은 유저가 서비스를 사용하고, 사용한 유저가 경쟁 서비스보다 더 좋다고 느껴 더 자주, 더 오래 우리 서비스를 사용함으로써 매출/이익을 올릴 수 있는가를 고민을 할 것입니다.

 

기획자는 이용자가 어떤 기능을 더 자주 사용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불편한 점은 없는지를 데이터를 통해 파악하여 수시로 서비스를 보완합니다. 때로는 우리 서비스가 제공하지 않는 경쟁자의 기능을 소비자들이 좋아한다면 재빠르게 개발 적용하여 제공합니다. 우리 고객이 경쟁자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항상 내부 개발자, 디자이너와 토론하고 이를 통해 데이터에서 나타난 문제나 개선 사항을 테스트하여 검증하고 적용합니다. 이런 업무를 반복하는 것은 롯데온이나, 쿠팡, 배민, 토스 등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이용자 만족을 통해 매출을 올리고,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여 더 큰 수익을 올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체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의 서비스 기획자는 서비스 프로덕트 매니저이기도 하고, 마케터이기도 하며, 사업기획자이기도 하며, 데이터 분석가이기도 합니다. 

 

 

SI 기업, 웹에이전시의 목표

SI 기업이나 웹에이전시는 웹/앱을 서비스하는 기업에게서 개발 용역을 받아 진행합니다. 서비스 기업이 SI나 웹에이전시에 개발 용역을 줄 때는 개발할 목표 서비스에 대한 내용과 작업을 완료하여 전달할 기간, 개발 비용제시합니다. 

 

그러므로 서비스 기업 기획자의 제약 조건이 유저의 이용과 만족이라면 SI나 웹에이전시 제약 조건은 개발할 서비스, 개발 기간, 개발 비용입니다. 서비스에 대한 것은 서비스 기업에서 정의하고 이에 따라 개발 요구사항을 SI, 웹에이전시에 전달합니다. 이 요구사항에 따라 SI와 웹에이전시는 개발을 진행합니다.  

 

□ SI 기획자

서비스 기업에게서 개발 용역을 받은 SI 기업은 주로 기능의 구현과 프런트엔드와 백앤드 쪽 개발 작업을 진행합니다. 그래서 SI 회사에 가보면 대부분 개발자로 이루어져 있고 기획자나 디자이너는 거의 없습니다. 작은 SI 기업의 경우 디자이너가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디자인이나 퍼블리싱을 다시 외주 주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SI 기획자는 개발을 의뢰한 클라이언트(서비스 기업)의 요구를 받아 개발자들이 개발할 기능을 정의하고 서비스 프로세스(작업 플로우)를 작성합니다. 기능과 기능의 상호 관계와 기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통해 클라이언트가 요구하는 개발 내용을 개발자가 쉽게 이해하고 개발할 수 있도록 문서로 정리합니다.

 

□ 웹에이전시 기획자  

서비스 기업에게서 개발 용역을 받은 웹에이전시는 주로 사용자 화면 디자인 작업을 합니다. 프런트엔드 개발까지는 아니고 화면 디자인과 퍼블리싱(웹)을 작업을 합니다. 그래서 웹에이전시에 가보면 디자이너가 가장 많습니다. SI 기업과 반대로 개발자는 매우 적습니다.

 

웹에이전시에서 기획자는 제안과 화면 기획을 진행합니다. 때로는 기획자가 작성하는 스토리보드에 나오는 페이자가 디자인 작업 범위가 되기도 합니다. 기획서는 디자이너가 작업할 페이지와 양에 대한 가이드 역할을 합니다.

 

□ 매우 작은 웹에이전시와 SI 기업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다보면 홈페이지나 쇼핑몰 제작을 수백만 원 또는 수십만 원에 해준다는 개발사들이 있습니다. 보통 이런 기업은 홈페이지, 쇼핑몰 빌더로 간단한 작업을 해주고 매월 유지보수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기업입니다. 이 글에서 언급할 정도의 기획자가 있는 규모의 기업은 아닙니다. 

 

이렇게 검색되는 SI, 웹에이전시 기업은 이 논의에서 제외하는 게 맞을 듯합니다.  이 글에서 언급되는 기획자가 있는 SI, 웹에이전시는 최소 수억에서 수십억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회사를 의미합니다.  

 

 

같은 스토리보드라도 SI 기획자의 것은 개발자가 개발을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작성됩니다. 이에 반하여 웹에이전시의 기획자는 디자이너가 작업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작성됩니다.

때로는 SI 기획자의 스토리보드보다 웹에이전시 기획자의 스토리보드가 페이지도 더 많고 디자인적으로 보기에 깔끔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웹에이전시 기획자 기획서로 개발을 하라 하면 SI 개발자들이 싫어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반대로 SI 기획자 기획서로 디자인을 하라 하면 디자이너가 싫어할 수 있습니다. 

 

큰 외주 개발 프로젝트의 경우 SI 기업과 웹에이전시가 컨소시엄으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프런트엔드와 백엔드 개발과 시스템 기획은 SI기업에서 담당하고 화면 기획과 디자인, 퍼블리싱은 웹에이전시에서 담당합니다. 

 

 

SI기획자, 웹에이전시 기획자가 IT 서비스 기업으로 이직할 수 있을까?

대행사에서 클라이언트 정직원으로 가는 것은 대부분의 꿈일 것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네카라쿠배(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민) 외에도 스타트업 개발자의 처우가 좋아진 요즘은 더 그럴 것입니다. 2010년 초중반해도 SI 프리랜서 개발자들의 수입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SI 프리랜서를 하면서 초기 자금을 모아 스타트업을 창업하기도 하고, 회사를 유지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대기업뿐 아니라 스타트업 정직원에 비해 별로 나아 보이지는 않기는 합니다. 보통 SI에서 개발자보다 기획자의 처우가 더 나쁘므로 같은 고민을 하는 기획자도 당연히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에서 SI나 웹에이전시에서 경력을 쌓은 기획자를 뽑으려 할까가 중요합니다. 문제는 기획자가 서비스 지향적 사고를 할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라 언급한 것에도 유추하셨듯이 SI나 웹에이전시 기획자와 서비스 기업의 기획자는 목표가 다르므로 생각 방식에 차이가 있습니다. 이 차이가 반복되고 오래될수록 SI나 웹에이전시 기획자에게서 서비스 기업이 요구하는 서비스 지향적 사고는 어려워집니다.

 

SI나 웹에이전시 기획자는 서비스를 구성하는 웹/앱 제품을 클라이언트 요구에 맞추어 일정 기간에 동안 만들어 납품하는 일을 합니다. 왜 경력있는 고급 기획자를 SI나 웹에이전시에서 프리랜서로 쓰는지 생각해보면 알게 됩니다. 해당 분야 개발 업무에 많이 참여를 했기 때문입니다. 해당 제품을 잘 만들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제품은 과거 지향적입니다. 차별적 서비스보다는 동일 서비스의 구현을 가정합니다.

 

그러나 서비스 기획은 미래지향적입니다. 그래서 안정적이지는 않지만 새로운 기술의 도입도 하고, 재개발도 자주 일어납니다. 과거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하고 미래는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에 반하여 SI나 웹에이전시에서는 납품한 제품에 문제가 있으면 안됩니다. 검증된 안정된 기술이 사용되어야 하고, 만약 클라이언트가 기획 시와 다른 소비자 반응으로 기능에 수정을 요구한다면 당연히 추가 비용을 요구할 것입니다. 이미 고객이 요구한 대로 제품은 납품했고 추가 요구 사항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즘 스타트업을 새로운 서비스의 도입과 가설-개발-테스트-보완 과정을 위해 대부분 자체 개발자를 선호하게 됩니다. 기업의 목표나 개발 과정 상 SI 기획자 중 이를 경험한 기획자는 없습니다. 거기다 처우가 좋다 보니 이런 스타트업에서 일하다 프리랜서를 하는 기획자는 아마 없을 것입니다.

 

데이터와 사용 가설, 실험과 도전을 기반으로 반복이 필요한 서비스 기획에 반하여 안정성과 일정 기간 완성과 종료를 기반으로 한 SI나 웹에이전시 기획의 경우 경력이 많아질 수록 서비스 기업으로 이직은 더 힘들어질 것입니다. 다른 사고의 방향성이 굳어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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