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자체 온라인 서비스 개발도 하고 프리랜서로 외주 개발에 기획자로 투입되어 작업하면서 경험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작업에 투입된 외주 프로젝트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에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이를 중심으로 외주 개발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외주 개발의 이유와 문제의 시작
외주 개발은 하는 이유는 내부에서 개발이 불가능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때 개발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부에 개발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 문제는 후자에서 발생합니다.
외주 개발 비용이 작은 경우 외주 개발사도 충분한 인력을 투입하기 않기 때문에 문제 가능성이 커지겠지만 충분한 외주 개발 비용을 투입하여 많은 개발 인력이 투입되었는데도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수십억 원 개발 비용을 내고 개발을 시작하면 대부분의 외주 개발 고객은 충분히 규모가 있고 인지도 있는 프로젝트 경험 많은 SI나 웹에이전시를 통해 외주 개발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 회사들도 생각만큼은 전문가가 아닙니다. 대부분의 경우 하청을 주거나 프리랜서를 써서 개발을 진행하기 때문에 개발 전문가라기보다는 관리 전문가에 가깝습니다.
첫 번째 문제는 이 차이에서 시작합니다.
개발에 대한 전반적 지식이 있어야 실패 가능성이 줄어듦
외주 개발사가 전문가라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대부분 삼성 SDS 나 LG CNS 같은 SI 대기업도 외주 개발 고객과 실제 외주 개발사의 중간에서 관리 업무를 주로 맡습니다. 때로는 개발 내용을 잘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계약 기간 동안 약속한 개발물을 인도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개발은 다른 회사나 프리랜서가 합니다. 이들은 또 SI나 웹에이전시와 계약 관계에 있는 회사,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고객이 정확히 요구 사항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그냥 그 정도 수준에서 개발이 진행/완료됩니다. 보통의 경우 외주 개발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요구사항 상세화 미팅을 상당 기간 진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고객 서비스 정책과 기능, 서비스 특징과 핵심 사용의 특성까지 파악하여 상세히 정리해야 합니다. 그러나 많은 프로젝트에서 이 과정 없이 바로 스토리보드 작업하는 것을 보아 왔습니다.
온라인 커머스면 커머스 경험이 많은, 금융 서비스면 금융 프로젝트 경험이 많은 프리랜서를 찾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요구 사항 상세화 없이 기존에 했던 작업 기준 작업을 하라고 합니다. 이 경우 반드시 문제가 생깁니다. 심한 경우 고객은 그동안 작업한 것을 다시 돌리기도 합니다.
이런 일이 안 생기기 위해서는 외주 개발 시작 단계부터 완성된 서비스 기획 내용에 따라 명확하게 프로젝트 단계별 작업 지시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투입되었던 몇몇 프로젝트에서 기획 PL이 자신의 업무를 프리랜서에서 스토리보드 작성을 푸시하고 강요하는 관리 업무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스토리보드 작성에 필요한 기준 기획 자료는 하나도 없이 무작성 화면만 그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당연히 리젝트 된 서로 다른 스토리보드만 몇 개가 있고 결국 프로젝트 마지막까지 완성된 스토리보드가 없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고객이 아닌 만큼 개발사는 개발한다
외주 개발 시 고객이 주는 인건비를 프리랜서가 온전히 다 받는 것은 아닙니다. 하청에 하청 그리고 인력 서치 회사까지 몇 단계가 넘어가면 고객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비용을 깎이게 됩니다. 문제는 이렇게 들어온 개발 프리랜서에서 고객 비용만큼의 결과물을 원하는 것은 무리가 따릅니다.
최대한 결과물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명확한 지시가 필요한데 대부분 외주 개발 관리를 하는 SI나 웹에이전시 직원은 프리랜서보다 개발을 잘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직원이 PL 또는 PM을 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고객이 개발 지식이 없으며 이들은 프리랜서에게 잘못된 사항을 강요하게 됩니다.
많은 프리랜서들은 자신의 프로젝트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다음 프로젝트를 수주하므로 어지간하면 잘 개발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고객에게는 을이지만 프리랜서에게는 갑인 중간 업체 직원이 잘못된 사항을 강요하면 들어줄 수밖에 없습니다. 아니면 그 프로젝트에서 나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고객이 개발 지식이 없다면 외주 개발은 이상한 대로 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기업 조직에서도 중간 관리자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하듯이 외주 프로젝트에서도 중간 SI, 웹에이전시 직원의 역량이 중요한데 부족한 경우가 상당히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인력을 투입해도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이유입니다.
제 경험으로는 최소한 중요한 외주 개발 프로젝트라면 고객사에서 최소한 서비스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가 팀으로 프로젝트를 관리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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