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현장에서 일을 하다 보면 다양한 업무의 마케터를 만나게 됩니다. 브랜드/제품 관리, 광고, 유통/영업관리 등 크게 보아도 다양하게 구분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다양한 기업에서, 서로 다른 목적으로 마케팅을 하면서 느낀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마케터의 업무 핵심과 가치
원론적으로 보면 마케터는 시장 가치를 생산/전달하여 소비자와 교환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활동을 한다 할 수 있습니다. 이 원론적 활동을 세분해 보면 제품 기획, 광고, 판매망 등의 업무를 하게 됩니다. 세분화된 마케팅 업무를 기준으로 보면 제품 기획, 광고, 유통/영업 관리 등 서로 다른 기준에 의해 마케터의 가치가 결정될 것입니다.
하지만 광고만 보더라도 TV, 인터넷, 신문, 잡지, 옥외 광고 등 다양하고 어느 매체를 주력으로 하느냐에 따라 마케터의 역량은 다르게 평가됩니다. 요즘 강력한 광고 매체인 인터넷만 보더라도 키워드, SNS, 디스플레이 등 광고 형태에 따라 마케터의 필요 역량은 조금씩 차이가 나며 이는 가치에 영향을 줍니다
키워드도 네이버냐 구글이냐 카카오냐에 따라 강점에 미세한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SNS도 페이스북이냐 인스타그램이냐 유튜브냐 네이버 블로그냐 등에 따라 조금씩 강점이 되는 역량에 차이가 있게 됩니다.
이렇게 보면 특정 경험 또는 매체 경험을 중심으로 마케터의 역량이 결정된다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마케터가 현장에서 해야 하는 업무들이 대부분 과거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래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획득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또 이런 말은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과거 주류 포털이 야후와 다음이었다 네이버가 되었고 지금은 상당히 구글이 치고 올라왔고, 과거 주류 SNS인 아이러브스쿨과 싸이월드는 이제 존재조차 희미해져 있습니다. 매체 경험과 활용 능력이 마케터의 중요한 역량이라고 한다면 매체 변화가 존재하는 이상 경력 많은 마케터보다 젊은 마케터가 더 가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도 있고, 매체 출신 마케터가 가장 가치 높다는 결론을 이끌어 낼 수도 있습니다.
이런 말들은 직관적으로 보아도 맞지 않아 보입니다. 흡사 나이 많은 마케팅 구루인 필립 코틀러보다 수백만 팔로워를 지닌 인플루언서/유튜버가 더 마케팅 역량 높은 마케터라는 말처럼 말입니다.
그럼 마케터 업무의 핵심과 가치는 어떤 것일까요?
마케터는 소비자 경험을 형성하는 일을 한다
여러 분야와 기업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면서 마케터 업무의 핵심과 가치는 소비자 경험 형성에 있다고 느꼈습니다. 제품에 대해 소비자가 좋은 느낌을 가지고 있어야 제품 구매 가능성이 높아지는 데는 이것은 직간접적 경험에 의해 형성됩니다.
특히 신제품, 신규 서비스의 경우 소비자 경험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때는 간접 경험의 중요성이 커집니다. 기업이 수 십만 명의 구매자를 만들기 위해 일일이 직접 경험을 위해 제품을 테스트해 보고 구매하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매장 체험 정도로 제품의 직접 경험이 형성되기는 어렵기에 삼성전자가 했듯 며칠 사용해 보는 행사를 해야 하는데 이 비용을 감당할 회사는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기업은 광고와 홍보를 진행합니다. 광고와 홍보는 시장에 정보를 흘려 소비자들의 감각 기관에 제품을 노출하여 간접적인 제품 경험을 형성하는 역할을 합니다. 노출이 반복되고 광고와 홍보가 호감적일 때, 소비자를 둘러싼 다양한 매체에서 노출될 때 형성되는 간접 경험 강도는 강해져서 직접 경험 이상의 내면화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것은 지하나 건물에서 공간감이나 위치 감이 달라지는 것과 착시 미술관에서 공이 위로 올라가는 것을 보는 경험과 비슷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신규 고객을 늘리거나 점유율을 올려야 하는 상황에서는 기획을 하고 계획을 하는 것은 기존 고객보다는 고객이 아닌 시장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더 판매해야 합니다. 이때 기존 고객의 좋은 제품 사용 경험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잘 만든 광고와 뉴스 기사로 나오는 제품 관련 내용은 생각보다 쉽게 지금까지 다른 제품을 사용하던 소비자들이 우리 기업 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어쩔 때는 담당 마케터보다 제품에 대해 더 강한 확신과 신뢰를 가지고 있기도 해 놀랄 때도 있습니다. 지금 막 제품을 구매해 사용하고 있으면서 말입니다.
그러면서 마케터가 광고 기획하고 서비스 기획을 하는 것은 더 나은 소비자의 직접, 간접 경험을 형성하기 위한 것은 아니니가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마케터의 가치 기준이 존재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과학 데이터와 마케팅 데이터에 대한 마케터의 시각
최근 마케팅에서 데이터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데이터는 소비자를 알게 하고, 소비자 반응을 파악하여 최적의 마케팅을 할 수 있게 합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데이터 마케팅의 기본 가정의 데이터의 정확성에 있습니다. 그럼 마케팅에서 사용되는 데이터가 정확해야 데이터 마케팅이 성립되고, 데이터가 불완전하다면 데이터 마케팅은 보조적 지위 이상을 차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마케팅 데이터는 시장에서 생성됩니다. 시장은 기업들의 마케팅 장입니다. 앞서 마케터는 광고와 홍보를 통해 정보를 흘려 소비자의 간접 경험을 형성한다고 했습니다. 그럼 마케팅 데이터가 추출된 시간과 추출 그룹에 따라 A 기업 또는 B 기업의 마케팅에 의해 가상화 경험이 형성된 소비자가 만들어낸 데이터일 수도 있습니다.
또 하나는 마케팅 데이터는 과학 데이터와 다르게 사람의 감각 기관과 처리 기관을 거쳐 형성된다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된 착시 미술관 사례처럼 특정 상황에서는 전혀 다른 데이터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과학 데이터는 위에서 아래로 공이 움직이지만 사람의 거친 데이터는 아래서 위로 공이 움직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는 사람 인지 기관을 거쳐 형성된 데이터는 상대성에 의해 만들어 지기 때문입니다. 한쪽 눈을 감으면 초점 잡기가 어려운 것도 두 눈의 상대 정보를 통해 초점을 잡기 때문이고, 찬물에 손을 넣은 다음 미지근한 물에 손을 넣으면 뜨겁게 느껴지는 것도 감각이 찬물을 기준으로 잡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 특성도 마케팅 데이터에 영향을 줍니다. 1개의 사과를 보고 1개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1명이 먹기에는 너무 크다 또는 적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4 조각난 사과 1개는 1개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4조각으로 인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1개 사과는 1개, 1.5인분, 0.5인분, 4조각 등 다양한 데이터로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사전 자극 요소를 넣는다면 도출되는 데이터를 한쪽으로 몰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과학 데이터는 반복 실험에도 일정하게 도출되지만 마케팅 데이터는 분석하는 마케터와 추출한 시기, 장소, 매체 등에 따라 다르게 도출되기도 합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다양한 마케팅 툴과 데이터 역시 구글과 페이스북이 광고 매체로서 더 많은 광고비를 쓰게 하게 위한 마케팅의 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마케터의 경험이 중요한 것입니다. 경험이 없으면 현상에 휘둘리게 되고 그 현상은 경쟁 마케터가 만들어낸 가상일 수 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