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졸업을 앞두고 취업을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TV를 틀면 나오는 광고는 이동통신사 광고였습니다.
PCS 3사가 생기면서 한참 마케팅 경쟁이 심한 상황이었습니다.
이 시기 저의 고민은 광고회사와 이동통신회사였습니다.
이동통신회사는 인사팀에 연락을 해서 무슨 일을 하고, 어떤 사람을 채용하는지 물어볼 수 있었지만 광고회사를 이 방법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졸업 전 휴학을 하고 아르바이트가 되면 뭐든 광고회사를 경험해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밖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일하는 것은 다르니까요.
종합광고대행사 인턴 AE의 시작
어렵게 어렵게 한 종합광고대행사의 인턴으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대행사는 동방기획으로 태평양(아모레퍼시픽) 인하우스 대행사였습니다.
제가 배치된 기획 본부의 사수 AE는 마몽드, 헤라 등 화장품 광고와 설록차 광고 등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인턴 생활하던 중 추가로 진행한 제품이 하나 있었는데 이니스프리였습니다.
이때 이니스프리 모델로 데뷔를 한 연예인이 한채영 씨 었습니다.
전유성 씨가 미국에서 발굴한 모델로 알고 있습니다.
이니스프리 외에 기억이 남는 광고는 마몽드입니다.
태평양 마몽드 모델로서 이영애 씨의 마지막 광고였고 저도 촬영장에 갔습니다.
시간이 흘러 지금은 솔직히 다른 기억은 없고 이영애씨 본 기억밖에 안 남았습니다.
종합광고대행사에 다니면 연예인도 보고 좋을 거라고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제가 광고에 대해 관심을 가진 것은 미디어에서 광고를 많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전에 많이 보고 즐기던 광고나 TV도 광고대행사를 다니면서는 거의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만큼 바쁩니다.
너무 바쁘다 보니 콘텐츠 대행사를 통해 최신 광고만 모아 참고하기도 한 기억이 있습니다.
종합광고대행사 인턴의 주요 업무
제가 광고대행사 인턴으로 가장 많이 한 업무는 자료 찾기와 정리였습니다.
일단 시장과 제품에 대한 자료를 찾고 사수가 편하게 볼 수 있도록 정리합니다.
이니스프리 론칭 광고 때는 아이디어 자료들을 찾아서 회의실에 붙여놓기도 했습니다.
종종 PD님을 따라 광고 촬영장에도 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광고 기획을 위한 자료를 모으고 정리하여 보기 좋게 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무척 바빴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신규 광고에 들어갈 때는 야근은 기본 주말에도 출근했습니다.
인턴 기간과 급여
제 인턴 AE 기간은 3개월이었습니다.
충분히 한 학기를 휴학하고 경험할 수 있는 기간이었고 인턴을 하면 정직원 입사에도 유리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월급여는 30만 원이었던 것 같습니다.
선배들 중에는 월급날만 되면 저를 놀리고는 했어서 기억이 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종합광고대행사, 게다가 국내 20위안에 드는 메이저 대행사 인턴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광고회사는 많은 대학생들이 희망하는 곳이었으나 취업은 너무 어려운 곳이었습니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종합광고회사 인턴은 어떻게 될 수 있나?
취업 공고를 찾아보아도 찾기 어려운 기업이 종합광고회사였습니다.
동방기업에 들어가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메이저 광고회사는 마이너 광고회사와는 취업 난이도가 완전히 다르다고 하였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광고 관련 학과를 다니다 선배들의 추천으로 인턴을 하거나 광고 동아리를 통해 들어오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저같이 경영학과를 다니다 광고 동아리도 하지 않고 인턴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있다면 광고 공모전 입상 정도는 해야겠지요.
경영학과는 광고와 관련은 있지만 여러 경영 공부를 하니까 직접적 관련은 없는 편입니다.
저의 경우도 1~2학년 때는 회계사반에 있었으니까요.
종합광고대행사 인턴 AE를 하기 위한 길을 정리하면,
- 광고 관련 학과를 들어간다.
- 광고 동아리를 들어간다.
- 광고 공모전 입상을 한다.
정도가 가장 많은 인턴이 경험한 길이라 생각합니다.
워낙 오래전 일이라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광고 AE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말
모든 곳이 그렇지만 경력이 많아지고 직위가 올라갈수록 점점 자리는 줄어들게 됩니다.
부장이 사원만큼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대행사는 더 그렇습니다.
그리고 점말 바쁩니다.
광고가 재밌지 않다면 너무 힘들 것입니다.
국내에서 대행사는 광고 전문가라기보다는 '을'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광고에 대한 열정이 있고 실력이 있는 소수를 제외하고 시간이 지나면 많은 AE가 떠날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러기에 영업력이 있다면 조금 나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선배님 말로는 마이너 광고회사 AE는 메이저 광고회사로 가기를 원하고, 메이저 광고회사 AE는 광고주로 옮기기를 원한다고 합니다.
생각해 보니까 저의 본부 본부장님은 LG텔레콤(019 지금은 U+) 광고팀장으로 가시고, 저의 사수는 신세기 통신(SKT와 합병한 017), 저는 M.com(018 KTF로 합병되었다 KT로 합병)에 갔으니까요.
지금 변경된 노동법은 모르겠지만 이전 노동법으로는 광고 업종은 주 40시간 예외 업종이었습니다.
한참 일할 때 저는 광고 AE는 신데렐라라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지하철이 끝나기 전인 12시 전에 타기 위해 업무를 끝내는 날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믈론 인턴 때는 이렇지 않았습니다.
이후 제가 뉴미디어에 꽂혀 광고주를 그만두고 온라인 광고 대행사 AE를 한 적이 있을 때 일입니다.
광고 AE의 일상은 광고와 다르다는 점을 꼭 기억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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