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속담에는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실제 실무에서 이 속담이 적용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경력자를, 해당 분야 또는 바로 그 업무를 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을 선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를 정확히 파악하지는 않습니다.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라 보입니다.
서당개와 서당 학생의 차이
실무 현장에서 사람을 뽑는 것을 보면 해당 분야의 경력을 중요시합니다. 물론 업무 역량을 깊숙이 보는 검토해 보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스펙만 보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래고 개발 분야의 코딩 테스트라도 합니다. 그러나 기획 분야는 포트폴리오 제출, 기존 기획서 제출 등으로 역량을 검토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기획의 경우 이는 문제 소지가 있을 수 있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기획에서의 과거 기업에서 기획서는 대부분 보완 문서입니다. 때로는 기획자가 이를 따로 보관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지어 이를 외부로 유출할 경우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기획자의 기획서 유출은 개발자가 자신이 작업한 코드를 다른 기업에 전달하는 것만큼 아주 위험한 행동인 것입니다.
만약 포트폴리오로 제출할 정도로 중요도가 떨어진다면 이는 이 기획자가 그리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니면 중요한 기획서임에도 포트폴리오로 제출한다는 것은 이 기획자 자신이 작성한 기획 문서가 아니기에 중요 정도를 모르는 것일 수 있습니다. 다른 기획자의 작업물을 몰래 가져온 것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른 기획자 작업 자료를 함께 일하는 기획자가 가지고 와서 다른 회사 지원 시 자신이 한 작업물로 제출하는 일은 기획 분야에서 빈번합니다.
여기서 서당개와 학생의 차이가 나타납니다.
- 서당개 - 프로젝트의 보조 기획자 또는 다른 기획자 작업물을 중요도를 모르고 가지고 있기만 한 기획자
- 학생 - 실제 프로젝트에서 뛰어난 사수에게 직접적으로 기획 업무를 배우고 한 사람분의 일을 할 수 있게 된 기획자
이력서에 적힌 기획 프로젝트 경력만 본다면 서당개나 학생이나 똑같아 보입니다. 그러나 기획 역량 측면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점은 알 수 있습니다.
서당개는 사람이 될 수 없다
동물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보면 사람말을 알아듣는 강아지와 고양이가 나옵니다. 주인이 말을 하면 말대꾸를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강아지와 고양이가 사람말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어떤 사람은 사람말처럼 들린다고 주장하기도 할 것입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사람이 하는 말과는 다릅니다. 그냥 강아지 소리, 고양이 소리 중에서 사람말처럼 들를 수 있게 흉내 내는 정도일 뿐입니다.
이 말은 아무리 삼 년 아니 10년을 서당개로 있어도 풍월을 읊을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단지 서당개의 흉내가 사람이 그렇게 들린다고 생각한 효과일 뿐입니다. 일종의 자기 암시인 것입니다.
이력서에 쓰여 있는 경력과 스펙 등을 본 사람도 이러한 자기 암시에 걸릴 수 있습니다. 최소한 이 사람은 서당개는 아니므로 이 암시는 더 강력할 수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서당개가 사람이 될 수 없듯이, 수많은 기획 스펙의 이력서 글로는 결코 실제 기획을 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서당개와 학생을 구분 방법
그렇다면 이러한 경력이 단순 꾸민 스펙인지 실제 역량인지 확인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획에서도 코딩 테스트와 같은 다양한 기법이 있습니다. 시뮬레이션, 시나리오, 인바스켓 등 다양한 테스트 기법이 존재합니다. 아니면 이러한 기법들을 참고하여 새로운 테스트 기법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 기획 스펙이 너무나 뛰어난 기획자를 인터뷰하면서 이 지원자가 진행했다고 이력서에 쓰여 있는 프로젝트 하나를 추가 변수를 넣어 다시 기획해 보라는 문제를 낸 적이 있습니다. 이런 변형 문제가 나오자 지원자는 바로 자신이 주도한 프로젝트가 아님을 실토했습니다.
실제 기획 실무 현장에서 일을 해 보면 많은 기획자가 지금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고 그냥 형식적으로 일을 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당연히 프로젝트 진행과 맞지 않는 기획서가 작성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프로젝트는 복잡해지게 됩니다. 이를 다른 기획자에게 전가하는 일은 발생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서당개를 구분해 내지 않는다면 해당 프로젝트는 산으로 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획은 프로젝트 완성의 방향이 아닌 내부 정치로 흐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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