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발생하여 아직 진행 중인 하이브와 하위 레이블인 어도어 간 사건은 다양한 전략 기획적 포인트를 제공하여 주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몇 가지를 짚어보고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하이브와 어도어 간 사건의 핵심 이슈
이번 사건은 하이브라는 모회사와 자회사 격인 하위 레이블인 어도어의 충돌로 보이지만 이는 외적인 모습이고 내적인 갈등은 다른데 있다고 생각됩니다.
일단 하이브는 넥슨의 모델처럼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을 지향하였습니다. 다양한 레이블이 하이브 산하로 인수되었으며, 단시간 많은 Kpop 아티스트들을 하이브는 보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마치 과거 넥슨의 성장을 떠오르게 합니다. 그리고 현재의 대표도 과거 넥슨 CEO입니다.
- 체크 1 : 넥슨의 성장/관리 모델을 이식하려는 하이브
그러나 흥행 비즈니스로 게임과 매우 유사해 보였던 Kpop 분야는 실제로는 매우 달랐던 것이 문제입니다. 여기서 넥슨의 인수합병 후 관리 시스템의 오류가 발생합니다.
더 큰 문제는 너무 뛰어난 민희진이라는 아트 디렉터 한 사람이 등장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사람은 이수만 (이하 사림 이름에서 존칭 생략) 식 선생님(어도어에서는 엄마) 관리를 통해 Kpop 아티스트를 관리합니다. 물론 성과도 매우 뛰어났다는 점이 문제의 시작이라 생각합니다.
- 체크 2 : 하위 레이블에 SM 식의 선생님(엄마) 관리/성장 모델을 취하는 너무 뛰어난 아트 디렉터의 등장
재밌는 사실은 이전 SM 사태 때 하이브는 이수만 측에서 도움을 주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번 하이브 VS 어도어 사건에서 하이브는 정형적인 이수만식 경영자인 민희진에 대행하여 마치 상대편이었던 카카오와 비슷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 체크 3 : 과거 SM 사건과 현재 하이브 VS어도어 사건에서 다른 모습을 보이는 하이브
이는 게임 산업이 돌아가는 것을 Kpop 산업에 대응하는데서 온 부작용이라고 생각됩니다.
왜 어도어인가?
넥슨 식의 관리 모델 적용에서 문제가 일어났다고 해도 다른 하위 레이블은 잠잠한데 왜 유독 어도어에서 문제가 일어났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는 매우 뛰어난 아트 디렉터의 여부에서 차이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외주 대행 비즈니스 시장에서 이런 일은 종종 일어납니다. 영업을 위해 스카우트한 뛰어난 영업맨이 회사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 영업하여 회사가 주는 임금을 토대로 자기 회사를 차리는 일이 일어납니다.
산업 조건은 해당 한 사람의 힘이 나머지를 압도할 때 발생합니다. 그리고 개발/제작은 충분히 외주가 가능한 구조일 때 발생합니다. 이 한 사람이 외부 자원을 네트워크화할 수 있을 때 기업의 관리 시스템은 저항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하이브 전신인 빅히트가 방탄소년단(BTS) 하나로 컸고, SM이 HOT로 자리 잡았으며, FNC 또한 CNBLUE(씨엔블루)로 성대형 기획사가 되었던 전례가 있습니다.
지금과 같이 Kpop이 전 세계적 커진 상황이라면 뉴진스로 거대 엔터 기업을 만들지 못하라는 것도 없습니다. 여기에 아트 디렉터가 천재적이라면 또 가정은 더 현실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번 사건은 수 십 개의 하위 레이블을 관리하려는 시스템의 하이브와 창의성에 기반한 아트 디렉터의 천재성이 부딪친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도어에서 사건이 발생한 것입니다.
양측 전략의 형태
하이브의 전략을 보고 있으면 카카오가 떠오릅니다. 원래는 넥슨이 떠올라야 하지만 최근 카카오 뉴스가 너무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카카오 전략은 카카오라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자회사를 성장/상장시켜 이익을 얻는 방식입니다. 이 때문에 경영진이 누가 되는 상관없습니다. 성공은 카카오 플랫폼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돈이 되면 무자비한 확장을 하고 또 가신에게 보상 차원에서 스톡옵션을 제공합니다.
그럼에도 반란이 안 일어나는 것은 카카오라는 플랫폼의 힘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회사 경영자는 자신의 이득이 카카오 플랫폼 안에 있을 때 극대화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반란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물론 카카오가 외부 투자를 통해 성장을 했다면, 하이브는 외부 투자보다는 스스로 투자한다는 점이 다르기는 합니다.
바로 여기서 IT 게임 산업과 Kpop 산업의 구조적 차이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저는 Kpop은 뉴스로만 보고 있지만, 이 뉴스의 조각들만 모아도 Kpop 산업이 흥행 부분에서는 게임 산업과 매우 유사하지만, 이 흥행 만들기 위하여 돌아가는 프로세스와 관리 포인트는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 정도는 알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오래 기획 일을 하다 보니 기획자의 감과 데이터 조각 추론 능력이 패시브 시킬 처럼 작동하는 것 같습니다.
전략 살펴보기 (fest. SM에서 카카오와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 및 넷마블 케이스)
그리고 이번 하이브/어도어 전략을 이해해기 위해서는 크게 과거 두 개 케이스를 보면 이해가 쉬워집니다.
- 카카오와 행동주의 펀드 전략
SM 사건에서 카카오와 행동주의 펀드는 이수만의 배임을 공략하는 전략을 들고 옵니다.
하이브의 배임 주장은 과거 카카오와 행동주의 펀드의 전략과 매우 유사합니다. 그 이유는 어도어 수장인 민희진이 이수만류에 가까운 경영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SM은 이미 Kpop 국내 3대 기획사일 정도로 성장한 이후이고, 어도어는 아직 신생 회사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이미 일어난 일이 아닌 징후로 배임을 주장하기에는 더 확실한 행동 증거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 CJ인터넷이 다시 넷마블이 되는 과정
넷마블 창업자는 CJ에 넷마블을 팔아 CJ인터넷이 됩니다. 그러나 이후 CJ와 CJ인터넷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다시 넷마블 창업자가 CJ인터넷을 돼 사게 됩니다.
어도어의 전략은 이수만식 Kpop에 더하여 인위적으로 CJ인터넷 상황을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보입니다. 이를 위하여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인력이 투입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법조계와 광고/홍보 분야의 적극적 활동이 보입니다.
어도어 전략은 투 트랙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SNS/뉴스를 통해 보입니다.
하나는 뉴진스와 민희진의 모녀 관계를 홍보하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선생님 홍보 방식과 비슷합니다. 단지 뉴진스나 어도어가 신생이라는 점에서 민희진의 엄청난 희생을 더 강조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통해 하이브를 넘어선 아트 디렉터의 능력을 대중에게 설득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하이브에 대한 공격입니다. 이 또한 하이브 경영진의 고루함을 꼰대, 개저씨라는 다소 자극적인 용어로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최소 SNS 파급력 측면에서는 임팩트가 있어 보입니다.
이와 함께 하이브 아티스트에 대한 공격입니다. 특히 같은 걸그룹인 르세라핌과 아일릿을 집중 타격하고 있습니다. 이는 뉴진스와 연관성 외에 최근 르세라핌의 코첼라 무대가 논란이 된 것과 아일릿이 데뷔와 함께 뉴진스를 따라한 것이라는 논란이 된 것을 전술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통해 하이브 전반에 대한 여론과 경영적 문제를 촉발시키려는 의도라 보입니다.
이러한 흐름이 커지지는 않더라도 지속될 경우 다른 레이블로 불똥이 뛰는 것을 막기 위해 하이브는 CJ인터넷과 유사한 행보를 보일 수 있습니다. 이는 경영 악화의 문제라기보다는 Kpop 산업이 가지는 이미지 수익성의 문제입니다.
앞으로 이 두 케이스 측면의 여론전이 상당히 많아질 것입니다. 이는 엄청난 돈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수많은 관련 업게 종사자들이 참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중 법조계와 광고/홍보계 행보가 주목됩니다. 이미 일부는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케이스는 Kpop이라는 산업 내의 정치 관계를 통해, Kpop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케이스가 될 것입니다. 이 지점에서 Kpop과 같은 시도를 하려는 여러 나라가 주목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Kpop 노하우는 상당히 외부로 유출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를 Kpop이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로 만들지, 다른 나라에 Kpop 시스템이 넘어가는 사건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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